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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미묵주를 갖고싶어하던 박소녀..

uriya 2010. 7. 9. 14:49

장미묵주를 갖고싶어하던 박소녀..
uriya  2010-01-16 14:05:07, 조회 : 97, 추천 : 1









    장미나무로 만든 장미묵주를 갖고싶어하던 박소녀.. 당신 자식이 당신에게 아버지! 이름대봐요! 이름이 뭔지알아요? 묻고있네 - 박소녀. 글쎄, 그이름은 내이름이래두요. -박소녀가 누구예요? 아버지? 그건 나도 궁금하네. 나는 당신의 뭣이요이? 어떤사람이요이? .....(중략) 내가 당신에게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당신은 내 인생의 동무였네. 내 자식들에게 먹일 밀가루가 담긴 함지를 훔쳐가 눈앞을 캄캄하게 하던 이가 이리 오랜 동무가 될 줄이야. 우리 자식들은 우리를 이해 못할 거요. 당신과 나를 이해하느니 전쟁통에 수십만명의 사람이 죽은 일을 더 잘 이해할 거요. .....(중략) 어미를 잃은 아이는 본능적으로 젖만 물면 젖꼭지를 내놓으려고 하질않았소. 아이를 내려놓고 돌아서려하는데 그때 당신이 내게물었소.이름이 무엇이냐고. 결혼하고 그때까지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었네. 갑자기 수줍어져서 고개를 반쯤 숙였소 -박소녀 그때 당신이 웃었네.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소. 나는 당신을 한번 더 웃게 해주고 싶었네. 그래, 당신이 묻지않았는데 언니 이름은 대녀라고 알려주었네. 당신은 한번더 웃었소. 그러더니 자신의 이름은 은규, 형 이름은 금규라고했소. ------(중략) 이번엔 내가 웃었소. 내가 웃는 걸 보고 당신도 웃었재. 그제나 지금이나 당신은 웃는 모습이 젤 낫소. 그러니 의사 앞에서 찡그리고 있지 말고 웃어보시오. 웃는데 돈이 드는것도 아닌데.. 아이가 삼칠일이 될 때까지 하루에 한번은 당신 집으로 건너가 갓난아이에게 젖을 물려주고왔소, 새벽일 때도있었고, 한밤중일때도 있었네. 그 일이 당신에게 족쇄가 되었으려나. 내가 해준건 건 그게 다인데 이후 나는 삼십년을 힘겨울 때마다 당신을 찾아갔으니. 자식들 삼촌이 그리된 것이 내가 당신을 찾기 시작한 일의 시작이었던 거같네. 그만 죽고 싶었으니깐.. -------- 모두들 나를 힘들게 할때 당신만은 나에게 아무 말도 묻지 않았소이. 견디라 했지요. 시간이 지나면 그 어떤 상처도 지나간다고 했소.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닥친 일을 차분히 하라 했소. 그래 처음 만남이 중요한가 보오. 당신은 내가 당신을 찾지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있어주었네. 거기있어줘서 고마웠소이. 그래서 내가 살아갈 수 있어주었네. 거기 있어줘서 고마웠소이. 그래서 내가 살아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오. 마음이 불안할 때마다 당신을 찾아가는 일을 반복하면서도 손도 잡지 못하게 해 미안했소. 나는 그렇게 당신에게 다가갔으면서 당신이 내게 다가오는 것같으면 몰인정하게 굴었네. 생각해보면 참 나쁜 일이었네. 미안하구 미안허요. 처음에는 어색해서 그랬고, 얼마 후엔 그래선 안될 껏 같아 그랬고, 나중엔 내가 늙어있었소이 당신은 내게 죄였고, 행복이었네. 난 당신 앞에선 기품있어 보이고 싶었네.. - 신경숙 "엄마를 부탁해" 중에서 -